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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ome > 규방다례 > 행다법형성의 연원과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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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는, 앞에서 서술한 우리 전통문화의 연장선상에서 실용다례와 생활다례는 물론 규방다례(閨房茶禮)가 과연 어떤 정신으로, 어떻게 만들어졌는가를 설명하려 한다.
규방다례를 비롯해 생활차·선비차·가루차의 행다예법은 문헌적 고증에 바탕하고, 과학적 이치에 입각하여 만들어졌으며, 다음과 같은 기본정신이 내포되어 있다. 한국차문화협회 설립 이후 이 행다법이 꾸준히 보급되고 있고 많은 차인들이 이를 익히고 있다.

첫째, 전통 존중의 정신이다.

인설의 규방다례에서 존중하는 것은 전통 행다례(行茶禮) 정신이다. 즉, 중국 차문화의 개조(開祖) 육우(陸羽)의 『다경』에 나타나는 차문화와 우리나라 ??다성(茶聖)??으로 추앙받고 있는 초의선사의 『동다송』 및 『다신전』에 나타나는 차문화 예절법 등을 기초 자료로 해서 만들어진 것임을 밝힌다. 이밖에 『고려사』를 비롯해 『삼국사기』등 정사(正史)에 보이는 기록들과 『고려사연등의조(高麗史燃燈儀條)』 『국조오례의(國朝五禮儀)』 『주자가례(朱子家禮)』 『불교의식집(佛敎儀式集)』외에 근대 이후 출판된 여러 가지 문헌들을 참고했다.

둘째, 예절 존중의 정신이다.

차문화의 기본은 예(禮)와 경애사상(敬愛思想)으로, 규방다례 등은 ??예절로부터 시작하여 예절로 끝난다??고 할 정도로 예와 경애를 존중한다.
필자가 정립한 규방다례 등에서는 손님을 초청하는 것을 시작으로 차를 내고 다식(茶食)을 먹으면서 다담(茶談)을 나누고 손님을 배웅하기까지의 모든 과정들이 포함된다. 특히 규방다례의 행다 과정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는 예의 정신은, 유교를 바탕으로 구속되어 있던 조선조 여인들이 지성을 높이고 자녀와 며느리에게 시키는 교육의 한 방편으로 활용했던 독특한 규방문화(閨房文化)를 그대로 반영하는 것으로, 몸과 마음 중 어느 하나 소홀히 할 수 없고 생활에서의 예절 정신이 그대로 녹아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셋째, 과학 존중의 정신이다.

규방다례를 비롯해 한국차문화협회에서 펼치고 있는 행다례는 모두 과학적 이치에 최대한 접근하려는 다례법이다.
행다에 있어 전통적이고 예절적인 부분을 강조하더라도 현대과학을 통해 밝혀진 사실 등을 존중하는 다법이 아니면 차의 효능과 맛과 향을 십분 발휘시켜 음용하기 어렵다. 특히 현대의 차생활이 건강학적인 측면을 강조하는 관계로 이같은 과학 존중은 시대의 흐름에 부응하는 당연한 결과라 할 수 있다.
실제로 차의 분량은 차의 종류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잎차의 경우 일인분은 2-2.5그램이 적당하며 삼인분의 경우에는 5-5.5그램 정도가 알맞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투다법(投茶法)에 있어서는 여름에는 상투법(上投法), 봄·가을에는 중투법(中投法), 겨울에는 하투법(下投法)을 사용한다. 차를 넣고 차가 우러날 때까지의 소요되는 시간은 이삼 분 정도가 가장 알맞은데, 생활차를 비롯해 규방다례 등에서 다관에 차를 넣은 후 찻잔을 데운 물 등을 퇴수기에 버리는 동작간의 시간이 이와 일치하는 것은 오랜 정립 과정의 결과인 것이다. 차의 알맞은 물의 온도는 차의 등급에 따라 다소 다른데, 상품은 섭씨 60-70도, 상품과 중품은 70-80도, 하품은 80도 이상이 알맞다.
이러한 수치들은 이미 과학적으로 증명된 만큼 이에 유념해 규방다례 등의 차생활 예절에 응용해야 하며, 차를 내는 사람은 이에 유념해야 한다.

넷째, 생활 존중의 정신이다.

규방다례 및 기타의 차생활 예절에서는 기존의 구태의연하고 형식중심적인의 차예절에서 벗어나 차를 내는 사람이나 차를 마시는 사람 모두 편해야 하며 자연스럽게 행다의 내·외면에 있는 일정한 순서를 이해해야 한다. 형식적인 부분에만 치우치다 보면 이는 사람이 차의 뒷전으로 밀려나는바, 주객전도가 되기 때문이다.
앞에서 설명한 것과 같이 값비싼 다구를 갖추지 않고도 쉽게 행다례의 묘미를 살릴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며, 번거로움으로 인해 차생활을 외면하지 않게 하고 일상생활에서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도록 짜여져 있다.

다섯째, 청결 존중의 정신이다.

여기서 말하는 청결은 다구(茶具)의 청결함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다구의 청결은 손님을 맞거나 본인을 위해 기본이 되는 것이며, 마음의 청결함까지를 뜻함이다.
한국차문화협회를 비롯해 가천문화재단의 차예절 사범들이 사용하는 다기는 모두 백자인데, 백자에서 풍겨 나오는 깨끗함의 아름다움은 오늘날 공해와 물질만능, 황금만능주의에 쉽게 노출되어 있는 우리의 언행에 대한 반성을 뜻하는 것이기도 하다. 또한 심신의 청결함과 찻물의 영롱한 빛을 통해 눈으로 느끼는 차를 하자는 의도이며, 이를 순백색 백자 다구가 잘 나타내 주기 때문이다.
이상 다섯 가지 원칙 이외에도 행다를 하는 사람이나 차를 대접받는 손님의 편안하고 원활한 동선(動線)까지 고려해 행다례가 주인이나 손님 모두에게 불편함이 없도록 했으며, 이는 처음 차생활 예절을 배우는 청소년들은 물론 미래 차인들의 차생활에 도움을 주고자 고려된 것이다.
또한 규방다례를 비롯해 선비차 등은 모두 생활차 예절에 근간을 두고 있으며, 이는 상보 접는 법, 다관을 잡는 법, 찻잔을 들어 손님에게 전달하는 법, 다식을 대접하거나 다식저를 다루는 방법 등 모든 부분에 일관성있게 그대로 적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